삼성전자가 드디어 역대 신고가를 썼다. 지루했던 '6만전자'가 드디어 두꺼운 벽을 뚫고에 단숨 6.7만원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간 코스피가 2500을 넘고 LG화학이니 네이버, 카카오 이런 주식들이 신고가를 쓰고 있는 중에도 묵묵히 제자리만 지키던 큰형이 드디어 움직인 것이다.
단순히 유동성에 의한 주가 상승이 아니다. 3분기 실적을 보면 12조로 시장 예상액 10조보다 많으며 역대급이었던 2018년 3분기 17.6조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가 5.5조, 스마트폰 4.7조, 가전 1.6조 이익을 내며 사업부간 밸런스도 견조하다. 가전은 역대 최고였던 2016년 2분기 1조원을 훌쩍넘은 수치이고 스마트폰도 갤럭시3가 하드캐리하면서 멱살잡고 실적 끌어올리던 2013년의 분기 6조 찍던 시기 이후 거의 최대수준이다. 반도체도 미국 제제로 화웨이가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우려했던거 보다 실적이 좋았다.
현재 실적은 그렇고 미래 실적 전망은 어떻느냐? 좋다. 10월 말 삼성전자 실적발표 이후의 증권사 보고서를 전수 조사 해보면 공통적으로 내년도 메모리 수급이 개선 되면서 실적이 좋아질거라 한다. 게다가 지난 2017년에 발표한 3개년 주주환원 프로그램이 종료 되면서 특별배당 1400원, 현재 주가로 2% 수준의 배당 기대감도 존재한다.
아직 이익은 크지는 않지만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파운드리도 있다. 파운드리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면 이익의 개선과 함께 멀티플이 증가하는 효과가 같이 발생하므로 주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 이러한 기대감에도 주가는 저평가다. 삼성전자의 PER는 13~15배 정도로 글로벌 IT 기업의 Per 20, AMD 70배, 애플 35배에 비해 낮다. 특히 마이크론, 하이닉스도 PER가 20배다.
미래 호재가 존재하고 덜알려진 회사도 아닌 삼성전자는 왜 저평가 되어 있을까? 혹시 어떠한 부정적인 요인들이 삼성전자 주가를 누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어떠한 요인들이 있을까?
삼성전자 주가의 Key driver는 D램 실적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대략 5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메모리 시황을 선반영하는데 상관계수가 무려 0.9다. 거의 같이 움직인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화웨이 특수가 끝나고 현재 반도체 가격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신고가를 찍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D램 가격 반등이 지연될 경우 어떻게 될까? 기대를 선방영 하고 있는 만큼 콘폭의 조정이 나올 수도 있다. 오르는 속도 대비 하락의 속도가 빠를 수도 있다는 의미다. 틈틈히 메모리 가격의 턴어라운드 여부에 대한 관찰이 중요한 시점이다.
두번째로는 지배구조 변화 관련 불확실성이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10월 25일 별세하면서 당장 이재용 부회장의 11조 규모 상속세 부담 이슈가 발생했다. 상속 자산의 가액 확정은 사망 전후 2개월씩 4개월의 종가 평균으로 산출되는데 삼성전자 주가 1000원 오를 때마다 패밀리의 상속세가 1500억원씩 증가한다. 이것이 주가 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당초 금번 3분기 실적발표에서 기대했던 특별배당 계획 발표를 내년으로 연기한 배경으로 판단된다. 물론 배당의 경우는 상속가액이 확정되고 나면 이후부터는 삼성전자 배당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 즉 올해에만 영향을 미치는 단기 악재 사항이다.
그보다 시장에서는 상속세 확정 이후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 삼성 오너일가는 삼성생명을 통해서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상황인데 공정거래법 상 금산 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사를 통해 지배할 경우 15% 이상의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제한된다. 따라서 오너 입장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삼성전자 지분 5.9%를 매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경우 주식 오버행 가능성에 따른 주가 약세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보험업법 이슈도 있다. 보험업법 상 삼성전자 지분 평가방식을 취득가에서 시가로 변경함으로써 25조, 대략 7%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할수도 있다. 이 경우 대규모 지분이 시장에 출회 되는 것이므로 주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배 구조 안정성 관점에서 이러한 지분 매각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아보이지만 간과할 수는 없다.
오늘은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릴 2가지 이슈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후 후속편으로 나머지 3개를 이야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