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J프레시웨이의 예식장업 진출이 이슈가 되고 있다. 예식장업은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대기업의 진출이 금지되어 있다. 만약 대기업이 현재 사업을 하고 있다면 확장이 금지된다. 그만큼 대기업이 운영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그렇기에 과거 CJ푸드빌은 운영하던 예식장 사업을 유니슨 캐피탈이라는 사모펀드에 매각하고 철수하였다. 그런데 왜 지금 다시 진출하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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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인구구조를 보면 88년생 이후 2000년 생까지는 출생아수가 많았기 때문에 당분간 우리나라 웨딩산업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혼인건수는 최소한 현재보다 많아지는고 결혼비용은 커지니 시장은 당분간 오히려 커질 수 있다. CJ는 이 부분을 노리고 예식장업에 재진출 하려하는게 아닌가 싶다.

사실 CJ는 과거부터 예식사업을 해왔다. 푸드빌은 13년에 CJ프레시웨이가 05년 CJ엔시티라는 자회사에서 연회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것을 CJ푸드빌에 290억에 넘기면서 예식 사업을 본격화 한다. 하지만 전술한대로 CJ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규제 때문에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였다. 그저 계륵마냥 들고 있었다. 그러다가 16년에 400억에 팔아버렸다.

CJ는 아펠가모라는 브랜드로 광화문 반포 잠실에 웨딩홀을 가지고 있었다. 채플 느낌의 결혼식장으로 위치도 도심으로 좋은데다 시설이나 음식이 깔끔하다. 그렇기에 사업부 실적도 5년 매출 243억, EBITDA 51억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문제는 앞에서 언급한 대로 중소기업적합업종 규제에 묶이면서 사업 확장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보니 PE들 용어에 따르면 'corporate orphan' 즉 고아기업처럼 관심을 받지 못한채 꾸역꾸역 현상 유지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와중에 해외사업 특히 중국과 베트남의 베이커리 사업들이 적자를 지속하던 푸드빌은 재무부담이 경감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15년에 교원그룹이 인수하려고 했으나 가격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16년에 유니슨 캐피탈이라는 PE가 인수하게 되었다. 참고로 유니슨캐피털은 14년에 공차코리아를 360억에 인수하고 17년 대만 본사를 350억에 인수한후 전체를 19.7월 3500억에 매각해서 5배 수익을 낸 회사로 음식료 쪽에 산업을 나름 일가견이 있는 PE다. 이런 회사가 Corporate orphan 사업을 인수하면 손데서 개선할 수 있는게 많기 때문에 실적을 개선하기에 좋다.

유니슨 캐피털이 인수 후 가장먼저 한것이 예식과 부페의 분리다. 고급 웨딩홀은 동시예식을 하는 통에 인건비로 가격은 비싸고 음식 품질은 낮다. 하지만 아펠가모는 분리예식을 하여 비용은 낮추고 음식 품질을 업그레이드 한것이다. 실제 블로그 평가를 찾아보면 음식이 맛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식으로 일단 가성비를 높혔다. 호텔급의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을 원하는 고객을 정확히 타겟팅한 전략이다. 게다가 분리예식을 하면 예식 회전율도 높힐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두번째는 규모의 경제다. 일본 T&G와 마찬가지로 다른 예식장을 인수하여 고정비 절감하는 것이다. 이에 유니슨캐피털은 '더채플'이라는 브랜드로 고급 웨딩홀 3개를 운영하고 있는 유모멘트라는 회사를 180억에 인수한다. 참고로 더채플은 '15년 매출은 203억 EBITDA는 19억인 회사로 예전 CJ푸드빌의 연회사업팀 사람들이 나와서 설립한 회사다. 이를 통해 유니슨은 전국에 10의 웨딩홀을 보유한 웨딩프랜차이즈가 되었다. 이후 유모멘트 즉 아펠가모와 더채플은 안정적으로 성장한다. 18년 매출은 542억으로 전년대비 20% 늘었고 EBITDA는 100억을 기록하게 된다.

그리고 19년, 유니슨캐피탈은 회사를 에버그린이라는 PE에 판다. 매각가는 무려 1300억 수준. 유니슨 캐피탈의 지분이 60% 수준이니 유니슨은 900억을 받게 되었다. 약 580억을 투자해서 2년도 안되 300억을 벌었으니 수익률이 무려 50%다. 신생 PE치고 짭짤한 수익을 얻었다. 아펠가모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19년 매출은 700억으로 예상되고 있고 '루벨'이라고 하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강동에 추가 출점하였다.


웨딩 산업은 성장의 초기다. 일본이 T&G의 지점이 60개인데 혼인규모가 우리가 일본의 4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24개까지는 가야 한다. 이를 통해 기존 예식장의 불합리한 부분, 바가지 요금이라든가 끼워팔기 등의 악습을 철폐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조금만 눈을 돌려 보면 연간 1000만쌍이 결혼하는 거대한 중국 시장도 있다. 요즘 우리 PE들의 눈높이는 국내에만 머무르지 안고 아시아의 산업 no.1을 꿈꾸는 경우도 많다. 골프만 해도 MBK가 아시아 No.1 사업자를 꿈꾸고 있다. 이게 몽상만은 아닐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