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은 아시아나를 인수할 것인가? 달라진 조건과 식어버린 심장
HDC현산이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유는 누구나 아는 것처럼 코로나 사태로 인한 항공업의 위기 때문이다. 이게 엄살은 아닌게 이미 노르웨이, 호주에서는 항공사 파산이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아시아나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전세계 항공사 사이에서도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축에 속했다
그러다 보니 PMI 컨설팅을 맡은 맥킨지까지도 인수 포기를 권유했다는 이유가 나온다. 자 이런 상황에서 현산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는게 맞을까?
영상에 잘 정리해놓았으니 시간이 있으신 분은 영상을 추천한다.
우선 '아시아나 매각이 전개부터 살펴보자. 19년 초 아시아나는 감사법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마일리지 등의 충당부채 과소 설정 문제 등으로 감사의견 '한정'을 받는다. 곧바로 재무제표 수정을 하고 4일만에 적정의견을 받긴 했으나 600억 규모 상장채권이 폐지되는등 이미 문제가 생긴 뒤였다.
사태가 이쯤되자 금호그룹의 목줄을 쥐고 있던 산업은행이 나선다. 자구 방안으로 아시아나를 매각하지 않으면 빌려준 차입금을 회수하겠다 압박한 것이다. 이에 2019년 7월 25일 금호산업은 아시아나 주식 30%를 시장에 내놓는다. 본격적으로 아시아나가 공식적으로 매물로 출현한다.
아시아나를 놓고 애경와 HDC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결국 현산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이 되고 2.5조에 아시아나를 인수하기로 결정하였다. 2.5조원 중 0.32조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 30%(주당 4700원)를 인수하는데 쓰고 나머지 2.2조는 유상증자로 아시아나에 투입하는 구조였다. 아시아나의 영업 자체는 문제가 없으니 부채비율을 1800%에서 300% 대로 낮추고 이자비용을 줄이면 할만하다는 판단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모든게 꼬여버린다. 여객수가 90% 넘게 축소되면서 아시아나는 당장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다. 당초 신주로 들어갈 2.2조는 지금 상황에서는 차입금 상환은 커녕 운영자금으로 순식간에 소진되게 될 처지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산업은행은 현산을 꼬시기 위해서 긴급히 1.7조를 추가 대출 지원을 결정한다.
사실 산업은행은 1.7조 추가 지원 이전에 이미 아시아나에 빌려준 돈이 1.6조였기 때문에 만약 아시아나가 무너지면 그 돈을 그냥 허공에 날리게 되는 셈이니 어떻게 해서는 아시아나를 살여야 하는 상황이였다. 여담이지만 그런 면에서 보면 아시아나는 지금시점에서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항공사이다. 산은이 사실상 대주주니 말이다.
아무튼 현산은 이걸로도 생존이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이에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현산 입장에서는 인수 이전에 코로나가 생겨서 천만다행이다..). 그 중 하나는 금호산업의 구주 가격을 깎고 이 돈을 아시아나 신주로 돌리자는 것이다. 당연히 금호산업이 대신 아시아나에 돈이 들어가면 회사는 재무여력이 좋아진다. 문제는 여기에 금호산업이 동의하느냐다.
금호산업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사실 금호는 아시아나를 굉장히 싸게 팔았다. 구주 계약 당시 주가가 5,500원 수준이었는데 최종적인 구주 매각단가는 4700원. 금호산업에게는 M&A에서 대주주에게 통상 지급되는 30%~50% 수준의 프리미엄은 커녕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었다. 그런데 산은이 여기서 더 구주 가격을 깎는다는 건 금호 입장에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다.
게다가 현재 금호그룹의 최상단인 금호고속도 코로나로 고객의 50% 정도가 줄어 힘든 상황이다. 누구에게 가격을 깎아주고 마시고할 상황이 아니다. 게다가 구주 주당 가격을 4700원에서 현재 시가 4천원으로 20% 낮추고 신주로 한다고 해봤자 700억 밖에는 안되 큰 도움이 안된다.
그렇다 보니 또 논의되는 방안은 산은이 아시아나에 빌려준 영구채를 5천억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이것은 상당히 도움이 된다. 산은이 발행한 영구채는 금리가 7%로 높아서 이자부담도 큰데 이것이 자본이 되면 지금 당장 부채비율이 1,800%에서 1,000%로 대폭 개선된다. 부채비율은 부채/차입금이니 분자가 감소하며 분모는 늘어나니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산은이 발행한 전환사채는 전환가격이 8345원(4천억), 5834원(1천억)으로 현재 주가 대비 매우 높다는 것이다. 만약 지금 시점에서 산은이 전환권을 행사해서 출자전환하게 되면 거의 8천원 가격으로 주식을 사는 건데 이것은 나중에 산은에 혈세 낭비 등 책임이 불거질수 있다.
하지만 의지가 있다면 방법이야 부차적이다. 정부에서 새로 자금을 넣고 기존 CB를 상환하면 현재 가격으로 신주를 취득하면서 자금지원도 할 수 있으니 전환가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아무튼 정부는 모든것을 다 해줄 기세다. 정부가 이정도로 적극적으로 구애하니 현산도 이제는 결정을 지어야 한다.